네이버 웹툰에 다니는 사람과 얘기해 보니, 웹툰이 영화화되어 흥행하는 경우 원작 웹툰뿐만 아니라 그 웹툰과 비슷한 다른 웹툰도 같이 뜨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흥미로운 현상이다. 하나의 문화 형태(웹툰)가 다른 문화 형태(영화)에 영향을 주고, 원래의 문화 형태에 다시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같은 문화 형태에 속하는 문화상품 간에 영향을 주고 받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서로 다른 문화 형태 간에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은 신선한 발상인 것 같다. 영화의 특정 장르가 유행하면 해당 장르에 속하는 웹툰이 유행하거나, 유사한 분위기의 음악이 유행하는 현상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코미디 영화가 유행하면 밝고 경쾌하고, 어딘지 모르게 익살스러운 음악이 유행할 수도 있다. 반대로 컨츄리 음악이 유행하면 레트로 영화가 그 뒤를 이을 수도 있다.

일전에 20세기 초반 비엔나를 강타한 정신분석학(프로이드 등)이 비엔나의 미술계에 영향을 주었는지(클림트, 에곤 쉴레 등)를 다룬 책을 본 적이 있다. 기술적 이노베이션도 그렇지만, 문화적 이노베이션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해당 문화 유형의 히스토리를 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다. 다른 문화 유형에서의 변동이 해당 문화 유형의 혁신에도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더군다나 요즘같이 문화유형 간의 융합이 보편화되어가는 상황에서 “spillover across cultural forms”은 흥미로운 탐구주제가 될 것 같다.